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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CBA 겨울학기 특별편 2 (김수빈님)

Humans of CBA 겨울학기 특별편 두 번째 이야기 : 우리는 경영대의 ‘졸업생’이다.
‘나는 경영대의 바이다.’ 김수빈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경영학과 20학번 패기반 김수빈입니다. 경영학과 밴드부 B.A. Rock 21기의 기장이자 드러머였고, 현재는 25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경영대에 입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정말 솔직하게 얘기하면, 멋있어서요! 저는 일찍이 문과로 방향을 잡고 입시를 준비했는데, 그때부터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경영학과를 가장 동경했던 것 같아요. 또 저는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경영학은 범용성이 뛰어나면서도 매우 실용적이라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경영학과를 목표로 한 건 중학교 때부터였어요. 11살 때부터 법조인의 꿈을 가지고 있었기는 하지만, 이와 별개로 경제나 경영 쪽으로도 관심이 있었어요. 한동안 두 개의 학과를 두고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발표나 토론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고 무엇보다도 마케팅 분야에 큰 흥미를 느꼈어서 경영학과를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자기소개에서 발악을 언급해주셨는데, 발악은 본인에게 어떤 존재였나요?

A. 제가 살아있음을 생생히 느끼게 해주는 존재였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모두 다른 우리가 음악을 할 때만큼은 하나가 되는 것 같았어요. 리듬과 선율에 사로잡힌 그 순간만큼은 현실의 모든 고민과 걱정을 잊을 수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졸업을 앞둔 지금에 와서는 발악은 꼭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집처럼 느껴집니다. 바쁘게 살다가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편안하게 쉬러 갈 수 있고, 오랜만에 마주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요.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A. 인생의 최대한 많은 부분을 행복으로 채우며 사는 것. 이게 제 삶의 목표인 것 같아요. 제게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새롭게 도전하고, 그렇게 시간 속에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걸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바로 제가 드럼을 친다는 사실이랍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드럼 스틱을 잡으며 나름의 도전을 했습니다.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었어요. 그 길로 고등학교 밴드부에 들어갔다가 대학에 와서는 B.A. Rock에 몸을 담게 되었고, 여기서 제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하며 음악을 할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자신만이 가진 소개하고 싶은 경험은?

A. 저는 물을 엄청 무서워해요. 예전에 수영 강습을 받은 적이 있는데, 결국 극복을 못하고 물을 잔뜩 마셔서 입술이 새하얗게 질리는 경험을 한 뒤로 나는 물이랑 친해질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여행을 갔다가, 뭐에 홀렸는지 문득 제가 가진 벽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결심을 하고 스쿠버다이빙이라는 도전을 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공포에 질린 채로 바다에 빠져서, 가이드를 붙잡고 도저히 잠수는 못하겠다며 제발 나가게 해달라고 실랑이를 벌였는데, 한참의 노력 끝에 결국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바닷속에서 마주한 풍경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물속은 참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물이 나를 감싸 안아주는 느낌이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분명 나는 물에도 못 뜨던 사람이었는데, 물속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끼며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 길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오는 여름에 코타키나발루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무척 뜻깊은 경험이었고, 생각지도 못하게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된 거 같아 기쁩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여러분도 때로는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세요. 뜻하지 않은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경영학회를 하면서 얻은 경험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 학회인 ACT에서 활동했습니다. 활동할 때는 신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당시 같이 활동한 친구들과 아직도 친하게 지냅니다. 처음에는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했는데, 마지막에는 컨설팅에 관심을 갖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활동을 하며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많이 배웠습니다. 컨설팅이 물론 힘들지만, 전략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BCG에서 인턴을 하면서 정말 제가 이 길이 맞는지 체크하고자 했습니다.

새내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도전하고 경험하면서 다양한 모습의 자기 자신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대부분의 서울대생들은 언제나 공부에서 앞섰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 와서 본인이 학업적으로 뛰어나지 않다고 느끼는 상황을 마주하면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여러 분야에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비슷한 상황에서 훨씬 더 적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저의 경우 “공부하는 서울대생 김수빈” 말고도 “밴드에서 음악을 하는 나”, “시니어를 위한 소셜벤처에서 가치를 추구했던 나”, “철학 공부를 즐기는 나”, “과외 학생에게 용기를 주는 선생님인 나”가 있었고,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딴 후엔 “부모님께 칵테일을 만들어드릴 수 있는 나”, 더 최근에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된 나”가 있었습니다. 여러 모습의 나를 가지고 있으면, 한쪽에서 실패를 겪더라도 여러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멋진 내가 온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 덕분에 타격을 적게 받을 수 있고, 또 금방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대학 생활 그리고 이어질 인생에서, 모든 새내기 여러분들은 높은 확률로 크고 작은 역경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 순간들을 건강하게 잘 이겨내고 배움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만이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모습을 가진 나 자신을 발견하고, 그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통해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낼 수 있는 후배님들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경영대의 OOO이다' 의 빈칸을 채워주세요.

A. 나는 경영대의 바람이다. 바람은 어디든 닿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답변한 내용에서 드러났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살면서 분야 무관 하고 싶은 것이 무척이나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 면에서 어떤 곳이든지 닿을 수 있는 바람과 닮은 면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동시에 제가 사는 세상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언덕과 파도의 모양을 빚고 꽃잎을 날릴 수 있는 바람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